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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규 불교예술문화학과 문화재전공(05.9~07.8)

등록일 2014-07-18 작성자 관리자 조회 1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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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규 불교예술문화학과 문화재전공(05.9~07.8)    
 
 
-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7호 주성장 -
- 제32회 대한민국 전승공예 대전 국무총리상 수상 -

청동기유물 '다뉴세문경' 재현展 갖는 이완규씨
머리카락보다 가는 線장식, 1㎝ 청동날에 24개 홈 파… 거의 비슷한 작품 만들어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7호 주성장(鑄成匠) 이완규(55)씨가 12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루벤에서 '청동기유물 재현'전(展)을 열고 청동기시대의 대표적 유물인 다뉴세문경(多紐細文鏡)을 재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잔무늬거울이라고도 부르는 다뉴세문경은 2400여년 전 청동기시대에 만들어진 청동 거울로, 뒷면에 머리카락보다 가는 선을 무수히 교차시켜 삼각형 무늬를 세밀하게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3일 오후 경기도 용인 작업실에서 만난 이씨는 확대경을 통해 거푸집 역할을 하는 활석(滑石)을 들여다보며 조각도로 선을 새기고 있었다. 이씨가 모델로 삼은 유물은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이 소장한 다뉴세문경. 한반도에서 출토된 청동기 유물 가운데 가장 정교한 문양을 자랑하는 이 거울은 1971년 국보 제141호로 지정됐다.

다뉴세문경 복원에 힘써온 이완규씨가 그동안의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그간 다뉴세문경의 제작 기법은 학계에서 적잖은 논란을 불러왔다. 선각 하나하나가 매우 미세해 오늘날의 컴퓨터 기술로도 만들기 어려운 무늬였기 때문이다. 이씨는 1982년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국보 다뉴세문경을 처음 봤다. 보자마자 속으로 '이건 사람이 한 게 아니야!'라고 외쳤다. 작업장에 돌아와 지름 15㎝ 정도 되는 다뉴세문경을 만들어 봤지만, 정교함이 실제에 한참 못 미쳤다. 복원에 본격적으로 매달린 건 4년 전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을 다니면서부터다. 첫 강의 때 교수가 다뉴세문경은 재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옛날에 한 번 재현해 봤다"고 했더니, "복원에 성공하면 엄청난 성과일테니 다시 시도해보라"고 권했다.

국보 다뉴세문경은 지름 21.2㎝의 원 뒷면에 줄을 맬 수 있는 2개의 고리(뉴)가 달려 있고 깊이 0.7㎜, 폭 0.22㎜인 직선 1만3000여개가 새겨져 있다. 상하좌우에는 작은 동심원 8개가 2개씩 짝을 지어 균형있게 배치돼 있다.

2006년 이씨는 가로 25㎝, 세로 30㎝, 두께 4㎝인 활석을 거푸집 삼아 무늬를 파기 시작했다. 1㎝ 크기 반지름 안에 각각 크기가 다른 24개의 동심원들을 새기는 일이 관건이었다. 컴퍼스에 바늘 10개를 일렬로 달았다가 실패한 경험을 살려 1㎝ 길이 청동날에 24개의 선이 들어가도록 홈을 판 뒤 끝을 날카롭게 다듬었다. 끝날을 중심으로 잡아 한 바퀴 돌리니 원하는 동심원이 나왔다. 거푸집 하나를 완성하는 데 두 달이 걸렸다. 쇳물은 구리와 주석, 아연을 섞어 만들었다.

매일 6~7시간씩 작업한 끝에 2007년 여름, 청동기인이 만든 다뉴세문경과 거의 비슷한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청동기인들의 감정이 발끝부터 쭉 타고 올라오는 것 같은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배기동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은 "미세한 거울의 홈을 어떻게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고 했다. (02)738-0322